우리동네에는
산이 높아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집니다.
처음에는 저 앞산만 없다면~
하고 생각을 가끔 했습니다.
봄이면 산나물~
여름이면 시원한 바람~
가을에는 송이~
겨울에는 하얀눈~
살아 갈 수록 산이 있어 좋습니다.
낙엽이 소복이 쌓인 길은 언제 걸어도 좋습니다.
나만 가는 길이 아니고
노루와 고라니도 다니는 산길이 좋습니다.
김장하기 전에 형부가 하루종일 않보였습니다.
꼼꼼하신 형부는
등받이도 없고 멜빵도 없는 버려진 헌 지게를
수리하시고 장작 보일러에
불쌀개로 쓸 소나무 낙엽(갈비)를 한짐 해오셔서
마당에 세워 놓으셨습니다.
마대푸대에 담아서
주둥이를 꽉 묶어서 굴리기만 해도 우리집 마당인데.....
힘들게 왜요?
옛날에 겨울이면 동네사람들이 했던것
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일이라시며
모양내며 하느라 하루종일 걸렸답니다.
함께 살면서 웃을일을 가장 많이 제공 하시고
한 동네에서 언니랑 결혼한 형부
학창시절 나랑 짝궁이 형부 동생이랍니다.
다 떨어져서 못쓰고 버려졌던 지개를
다시 일으켜 세우신 형부가 고마웁고
한해 마무리하면서
나무 한 지게가
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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